회고록
올해를 시작하며 거창한 계획을 세웠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올해의 마지막 날이다. 개발자로서 프로젝트가 끝나면 늘 회고를 하듯,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내 스스로도 회고가 필요한 시기라 생각했다.
1. 목표 달성률 점검 (KPT인 듯 아닌 듯)
올해의 목표는 크게 다음과 같았다. 블로그 꾸준히 쓰기, 코테 준비, 운동, 영어 공부, 책 읽기 등 이외의 자잘한 목표들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어 공부 빼고는 유의미한 흔적들은 남긴 것 같다. (영어는 내년의 나에게 넘긴다.)
하나하나 짚어보자면,
- 블로그는 뒤로 갈수록 취준과 프로젝트 준비 핑계로 소홀해졌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초반엔 매주 하나씩 꼬박꼬박 썼고, 나중에도 한 달에 한 번은 생존 신고를 했다. 덕분에 올해가 몇시간 남지않은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ㅋㅋㅋㅋㅋ! 꾸준함의 기준을 조금 관대하게 잡는다면 이것도 성공이라 치고 싶다.
- 코테 역시 벼락치기 스타일을 벗어나진 못했지만, 1년을 통틀어 보면 손을 놓았던 적은 없다. 여유로울 때는 매일 한 문제씩 풀려 노력했고, 바쁠 때는 그 주기가 조금 길어지기도 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움직이는 나기에 일부러 코딩 테스트 전형이 있는 공고들을 찾아 지원하기도 했다. 확실히 폭탄 목걸이를 돌려야 조금 더 다급히 열심히 하게 된다ㅎㅎ 물론 늘 풀던 스타일, 익숙한 난이도 안에서만 맴돈 건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덕분에 1년 내내 감을 잃지 않은 것에 의의를 둔다. 더불어 긍정적인 건, 연초에 비해 연말이 될수록 코테 합격률이 나름 올랐다는 점이다. 벼락치기라도 꾸준히 붙잡고 있었던 게 헛되진 않았나 보다!
- 운동은 올해 가장 잘한 일로 꼽고 싶다. 1월부터 두세 달은 주 3~4회씩 근력 운동을 꼬박꼬박 챙겼다. 그 후엔 바빠져서 현실적으로 타협을 했지만, 배운 거 까먹지 말자는 생각으로 주 1회는 무조건 헬스장에 갔다. 덕분에 의도치 않게 살도 꽤 빠졌다. 건강이 최고인 세상에서 올해의 가장 잘한 점이 아닌가 싶다!!!!
- 독서는 블로그와 비슷한 흐름이었다. 솔직히 꾸준히 읽지는 못했다. 숏폼이나 영상 매체에 익숙해진 탓인지 진득하게 책 읽는게 예전보다 훨씬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도 블로그 포스팅을 핑계 삼아 제법 몇 권은 완독 했다. 물론 목표치보단 훨씬 부족하지만.. 덕분에 최소한의 독서량은 지킬 수 있었다.
2. 목표 외에 1년 동안 나는 뭘 했는가?
를 돌아본다면 꽤나 바쁘고 불안정했지만, 나름 치열했던 것 같다?! (아닐수도)
1월 : 얼떨결에 마주한 기회
시작은 1월이었다. 4학년을 마치고 경험 삼아 넣었던 서류가 덜컥 붙어 면접까지 보게 되었는데, 그땐 몰랐다. 그 기회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당시엔 취업에 대한 간절함도 없었고 면접 경험이나 해보자는 마음이 컸다. 지금 생각하면 배가 되게 불렀던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면접 시간 자체가 되게 짧고 뭘 보려 하는지 잘 몰랐어서 큰 후회는 안남지만 그래도 경험했으니 만족한다.
2월 ~ 8월 : 이게 돼요? 되게 해야죠.. 의 연속
그렇게 졸업 유예를 해놓고 곧바로 2월부터 우연한 기회로 초기 창업팀에 합류하게 됐다. 투자를 이제 막 받은 팀이라 배울 수 있는 사수가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인플루언서와 커머스 관련 도메인이었는데,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이게 개발이 가능한가?를 매일같이 고민했다. 내가 못하면 불가능한 기능이 되는 상황이었기에 스스로 한계를 많이 넘어야 했다. 도메인적으로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 기획부터 개발까지 전반적인 모든 일을 다 해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아마 올해 가장 치열하게, 가장 열심히 살았던 순간을 꼽으라면 단연코 이때일 것이다.
하지만 반년 정도 뒤, 창업팀을 나오게 됐다. 너무 초창기라 겪어야 했던 불안정함, 혼자 개발을 전담하며 겪은 건강 이슈까지 겹친 탓이었다. 대표님이 나보다 어리지만 배울 점이 많고, 정말 멋지고 좋은 분이셔서 아쉬움도 컸지만, 나에겐 잠시 멈춤이 필요했다.
9월 ~ 12월 : 내가 바로 쉬었음 청년?
그렇게 밖으로 나와보니 밖은 너무나 추웠다. 뉴스에도 매일같이 나오는 취업난을 몸소 겪었다. 시장이 어려운 게 맞는 것 같다. 들어가려는 사람은 많으나 뽑는 자리는 적기에.. 특히 나처럼 금융권, SI 등을 제외한 서비스 기업 위주로 쓰다 보니 사실상 공채란 게 거의 없고 종종 서프라이즈로 뜨는 공고만 바라봐야 했다.
그래서 잠시 숨을 고르며 여행도 가고, 책도 읽고, 부족한 공부를 채우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중간중간 서류나 코테에 합격하며, 면접을 꽤나 보기도 했고, 조금 더 준비하면 되겠지라는 희망 회로를 돌리기도 했다. 다른 건 모르겠고 실제로 반년 간 라이브 코테 면접만 4번을 보는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이는 조만간 새로운 포스팅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3. 늦음에 대하여.. 그리고 아쉬움!
이렇게 보내다 보니 일 년이 금방 갔고 여전히 안정적이진 않았다. 주위 사람들은 제법 취업을 해나간다. (물론 한 사람도 많고 안 한 사람도 많다.) 이것에 대해 불안하진 않은가 물어본다면? 그렇진 않다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남들보다 대학을 4년 늦게 갔다. 그 덕분인지 사실 늦음에 대한 두려움은 별로 없다. 물론 과정에서 노력을 덜 했을 수도 있고, 운이 덜 따랐을 수도 있지만, 결국 더 좋은 곳으로 가려고 이러나 보다 하고 넘긴다. 우스갯소리로는 "대학 가는 데 4년 걸렸는데 취업은 그보단 빠르지 않을까?"라고 장난 삼아 얘기한다. 이 또한 근거 없는 긍정이지만 멘탈 관리와 행복엔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걱정한다고 나아지는 건 없으니..ㅎㅎ)
그렇다고 내가 노력을 아예 안 한 것은 아니다. 다만 되돌아보니 조금 아쉬운 건 밀도다. 차라리 더 간절하게 매달리거나, 아니면 죄책감 없이 푹 쉬거나 했어야 했는데. 쉬는 것도 아니고 하는 것도 아닌 미지근한 상태로 보낸 시간들이 조금 눈에 밟힌다.
3. 2026년을 맞이하며
이렇게 1년이 훌쩍 지났고, 하반기처럼 흐지부지 시간을 보낼 바엔 공부를 조금 더 체계적이고 규칙적으로 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나는 목표가 명확하거나 책임이 주어질 때 더 열심히 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족쇄가 필요했다. 그래서 연말에는 이곳저곳 취준과 병행하며 SSAFY(싸피)와 현대오토에버 SW 부트캠프에 지원했었다. 싸피보단 오토에버 클라우드 트랙 커리큘럼이 더 재밌어 보여서 싸피는 면접에 가지 않았고 오토에버 부캠에는 합격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인도 금융권 회사 인턴을 하게 돼서 오토에버 부트캠프는 하루 나가고 수강철회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 결국 내년부턴 6개월간은 인턴 한다!!!!! (이 얘기는 나중에 라이브 코테 포스팅을 하면서 다시 풀겠다.)
간단하게 내년의 목표와 함께 마무리를 해보자면,
아마 내년의 계획도 블로그, 코테, 운동, 독서 이 네 가지의 연장선이 될 것 같다. 운동은 이제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함께하고 싶고, 블로그와 독서도 멈추면 도태될 것 같으니 계속해야지 싶다. 코테는... 솔직히 여전히 물음표지만, 아예 놓아버리면 머리가 굳어버릴 걸 알기에 억지로라도 끌고 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맨 처음에 내년으로 미룬다 했던 영어 공부는 진짜 현실이 됐다. 이번에 합격한 곳이 외국인들과 소통해야 할 일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의무가 됐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강제로라도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덕분에 내년엔 모든 목표치에 다가갈 수도?
어찌 보면 치열했고, 취업에 한 발자국 다가갔다 멀어지나 싶다가 다시 다가온,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였다. 취업이 곧 안정이라면 나는 여전히 불안정하겠지만, 나에게 안정이란 단순히 취업만으로 정의되는 게 아니기에 지금의 나를 불안정하다고 하진 않겠다!
더불어 이 글을 어떤 키워드로, 어떻게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연히 보게 되신다면 이 글을 보는 모두가 행복하시고 늘 평안하길 바라며, 조금 더 걱정 없이 본인의 속도대로 살아가면 좋겠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올해와 같이 지치지 않고, 올해보다 조금 더 나은 2026년이 되길 바라며. 안녕, 2025!
모두들 그리고 나도 새해 복 많이 받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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